내가 쓰고 싶어 만든 서비스 - 엔차이
일본에서 뭘 사야 할지, 일주일을 고민했습니다
엔화가 내려간 김에 아내 생일 선물을 일본에서 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뭘 사야 이득인지 답을 찾는 데만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그 일주일을 한 화면으로 줄인 서비스, 엔차이를 만든 이야기입니다.
아내 생일, 마침 엔저
아내 생일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일본 여행을 가라고 온 우주가 등을 떠미는 것처럼 엔화가 100엔에 830원대까지 내려갔습니다.
고민할 것도 없었습니다. 이번 생일 선물은 일본에서 사기로 했습니다. 여행도 하고, 선물도 싸게 사고. 그때는 그게 간단한 일인 줄 알았습니다.
뭘 사면 좋을지, 일주일 내내
그날부터 질문 하나가 저희를 따라다녔습니다. 일본에서 뭘 사야 이득일까?
처음엔 한국 가격과 일본 가격만 비교하면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를 계산할 때마다 따져야 할 게 늘어났습니다. 일본 가격에 들어 있는 소비세 10%와 돌려받는 환급액, 매일 바뀌는 환율, 그리고 한국에 들어올 때 내는 세금. 이 세금이 품목과 가격에 따라 달라서, 같은 브랜드 안에서도 어떤 건 이득이고 어떤 건 손해였습니다. 작은 지갑은 확실히 싼데, 조금 비싼 가방은 오히려 한국이 싼 식입니다.
상품 하나를 볼 때마다 이 계산을 처음부터 다시 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갔습니다.
댓글을 그렇게 달았는데
계산이 막히니 다른 사람들의 답을 찾았습니다. 브랜드 이름을 한 번 검색했을 뿐인데, 인스타그램이 “엔화 떨어졌으니 일본에서 이거 사세요”라는 릴스로 도배됐습니다.
그런데 그 답을 보려면 팔로우하고 댓글을 남겨야 했습니다. 저희는 정말 많은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렇게 받은 추천은 몇 개 되지 않았고, 대부분 저희가 찾던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상품마다 다시 검색하고, 다시 계산해야 했습니다.
자료는 계속 쌓이는데 “그래서 뭘 사면 되는데?“에는 끝까지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한국에 없는 것
일주일을 고민하고 저희가 고른 건 까르띠에 탱크 머스트였습니다. 아내가 오래전부터 갖고 싶어 하던 시계입니다. 웃기게도, 그 시점의 계산으로는 엔저인데도 일본에서 사는 게 이득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일본에서 사기로 한 건 한국에서는 아예 구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도쿄에도 재고가 넉넉하지 않아서 고객센터와 메일을 열 통 주고받았고, 도착한 첫날 긴자 4초메에서 겨우 찾았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 따로 적습니다.
그 일주일이 엔차이가 됐습니다
시계를 손에 넣고 나니, 지난 일주일이 아까웠습니다. 저희가 손으로 하던 계산과 검색, 수많은 댓글을 누군가 대신 해 줬다면 그 일주일은 필요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엔차이의 첫 화면은 그 일주일의 답으로 시작합니다. 상품마다 소비세 환급, 그날 환율, 입국 세금까지 넣어 실제로 아끼는 돈을 보여주고, 뭘 살지 모르는 사람을 위해 상황별로 골라 둔 상품에 실제 후기 한 줄을 붙였습니다. 댓글을 달지 않아도 되는 추천입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고른 시계를 실제로 손에 넣기까지, 메일 열 통을 주고받은 이야기를 합니다.
한 줄로 남깁니다. 일주일 동안 고민한 계산을, 다음 사람은 1분 만에 끝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