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워크플로우 설계 : AI는 기능이 아니라 역할이다
AI로 뭘 할까가 틀린 질문인 이유: 연재를 시작하며
AX 워크플로우 설계 연재의 오리엔테이션. 이 글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어떤 순서로 다루는지 정리합니다.
“우리 업무에 AI를 어떻게 적용할까요.”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으로 시작하면 대개 기능 하나를 붙이는 데서 끝납니다. 어딘가에 분류 기능을 붙이거나, 요약을 붙이거나, 챗봇(Chatbot)을 세웁니다. 그리고 몇 달 뒤에 아무도 안 씁니다.
질문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로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이 업무 안에서 누가 무엇을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가.”
AI는 업무 전체를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업무 안에서 역할을 맡는 여러 주체 중 하나입니다. 어떤 일은 기존 시스템이 더 잘하고, 어떤 일은 AI가 도울 수 있으며, 어떤 판단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연재가 만들려는 결과물은 좋은 프롬프트(Prompt)가 아닙니다. 다시 설계된 Workflow입니다.
이 연재는 누구를 위한 글인가
자기 업무를 직접 해온 분들을 위해 정리했습니다.
기준은 AI에 대한 전문성이 아니라 업무에 대한 전문성입니다. 문서에 적힌 프로세스는 누구나 읽을 수 있지만, 그 업무를 직접 해온 사람은 실제 상황에서 무엇을 보고 판단하고 어떤 예외를 처리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 암묵지를 Workflow 안으로 끄집어내는 것이 이 연재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특정 직군이나 직급을 위한 글은 아닙니다. 자기 업무에서 반복해서 판단을 내려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꺼낼 것이 있습니다. 판단의 밀도가 높은 업무일수록 나오는 것이 많습니다.
그동안 진행해온 AX 워크숍 내용을 혼자만 알고 있기보다, 이 업계의 더 많은 동료들과 나누고 싶어 글로 옮깁니다.
왜 이 순서인가
여섯 단계입니다. 앞 단계가 없으면 뒤 단계를 할 수 없어서 이 순서로 두었습니다.
- FRAME 없이 시작하면 무엇을 분석해야 할지 알기 어렵습니다.
- MAP 없이는 어떤 판단과 실행이 존재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 FIND 없이는 ’AI가 할 수 있는 것’을 무작정 찾게 됩니다.
- EXTRACT 없이는 전문가의 판단을 AI나 다른 사람이 재현할 수 없습니다.
- REDESIGN 없이는 AI 기능 하나는 만들어도, 사람과 AI와 시스템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설계되지 않습니다.
- APPLY & REVIEW 없이는 그 설계가 데이터와 권한과 운영 정책 안에서 실제로 돌아가는지 확인되지 않은 채 남습니다.
6편은 따로 단계로 세지 않았습니다. EXTRACT에서 세운 기준을 과거 사례로 검증하는 편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하나의 Case Study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갑니다. 오픈마켓(Open Market)에서 셀러(Seller)가 상품정보를 바꿀 때, 그 변경이 상품의 정체성을 훼손하는지 판정하는 문제입니다. 고객은 사과를 샀는데 주문목록에 오렌지가 보이는 그 문제요. 사례는 실제 업무에서 가져왔고, 수치는 설명을 위해 가상으로 바꿨습니다.
이 사례에서 한 일은 AI로 분류 기능 하나 붙이는 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변경 감지부터 등급 판정, 조치, 셀러 대응까지를 하나의 Workflow로 다시 설계했습니다. Rule로 막을 수 있는 것은 시스템이 막고, 비정형 판단은 AI가 맡고, AI의 오류 비용이 큰 영역에는 사람을 다시 배치했습니다.
연재 목차
- 0편. AI로 뭘 할까가 틀린 질문인 이유 (이 글)
- 1편. 설계의 대상은 Workflow다
- 2편. FRAME: 업무를 하나로 좁힌다
- 3편. MAP: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지 분해한다
- 4편. FIND: 어느 지점에 AI를 붙일지 고른다
- 5편. EXTRACT: “보면 알죠”를 글로 옮긴다
- 6편. 7건 중 2건이 어긋났다: 과거 사례로 기준을 검증한다
- 7편. REDESIGN: 사람이 필요한 자리를 먼저 적는다
- 8편. 설계도는 아직 시스템이 아니다
기억할 한 줄
AI를 어디에 붙일지 고르기 전에, 지금 그 업무 안에서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부터 분해하세요. AX의 목표는 사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어디에 둘지 다시 정하는 것입니다.
다음 글부터 한 단계씩 함께 걸어가겠습니다.